기타칼럼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 제31주일
제83문: 천국의 열쇠란 무엇입니까?
답: 거룩한 복음의 설교와 회개를 위해 시행되는 기독교 권징입니다. 즉 이 두 가지를 통하여 천국의 문은 복음 전파와 권징을 통하여 신자들에게는 열리고 불신자들에게는 닫히는 것입니다.
천국의 열쇠는 기도하면 무엇이든지 응답받는 만능열쇠의 개념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신자들은 천국의 열쇠가 마치 자신의 모든 소원을 이루어주는 만능열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러면 천국 열쇠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우리의 앞선 믿음의 개혁자들이 무엇이라 가르쳤는지를 보겠습니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제30장 교회의 권징을 보면 “교회의 왕이요 머리이신 주 예수께서는 세속의 위정자와는 구별된 교회 직원들의 손에 교회의 정치를 제정해 주셨다. 이 직원들에게는 천국의 열쇠가 맡겨져 있다. 이 열쇠의 힘에 의하여 그들은 말씀과 권징을 사용하여 죄를 보류시키기도 하고 용서하기도 하며, 회개치 않는 자에게는 천국 문을 닫기도 하고 회계하는 죄인들에게는 복음을 전해주고 때에 따라 권징을 사면해 줌으로써 천국 문을 열어 주는 권세를 가지고 있다. 교회의 권징이 필요한 것은 범죄한 형제들을 교정(矯正)하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함이요, 다른 사람들이 그같은 범죄를 범하지 않도록 막기 위함이요, 전체 덩어리를 오염시킬지도 모르는 누룩을 깨끗이 제거하기 위함이요, 그리스도의 명예와 복음에 대한 거룩한 고백을 옹호하기 위함이요, 하나님의 진노를 미연에 막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교회의 직원들은 당사자의 범죄와 과실의 성격에 따라서 권계, 일시적인 수찬 정지, 그리고 교회에서의 제명을 행할 수가 있다.” 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천국의 열쇠란 복음과 권징을 말합니다.
제84문: 어떻게 천국의 문이 복음 전파에 의하여 열리고 닫힙니까?
답: 그것은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서 이루어집니다. 즉, 모든 신자들이 참된 믿음으로 복음의 약속을 믿을 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공로로 말미암아 그들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선포하고 선언함으로써 천국의 문은 열리는 것입니다.
천국의 문이 열린다는 것은 복음을 믿으면 죄사함을 받는다고 초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음의 초청을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면 천국의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국이 닫힌다는 것은 복음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을 말합니다. 귀를 막고 죄사함의 복음을 듣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불신자들과 위선자들에게 복음으로 초청하지만 그들이 돌이켜 회개하지 않는 한 하나님의 진노와 영원한 저주를 받게 된다고 공적으로 선포하고 선언함으로써 천국의 문은 닫히는 것입니다. 금생과 내생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이러한 복음 증언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마태복음 16:19)
제85문: 어떻게 천국의 문이 기독교 권징에 의하여 닫히고 열립니까?
답: 그것은 그리스도의 명령에 의하여 이루어집니다. 즉, 누구든지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칭한다 할지라도 비기독교적인 교리를 믿고 비기독교적인 생활을 하고 교우들의 계속적인 권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과 사악함을 끝까지 고집하여 그 사실이 교회의 직임자들에게 알려지고 마침내 그들의 훈계마저 거부한다면, 그 직임자들은 그러한 자에게 성례참여를 금지시킴으로써 성도의 교제에 참여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권징을 통해서 닫히고 열리는 것이란 어떤 신자가 권징을 받았을 때에 그가 참다운 회개를 하고 말씀으로 바로 서게 되면 그리스도와 그 교회의 일원으로 다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권징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것은 비기독교적인 교리를 믿고 비기독교적인 생활을 하고 교우들의 계속적인 권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과 사악함을 끝까지 고집하는 신자에게 권징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신자를 권징 할 때에 기분에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분명하게 잘못한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 권징을 행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현대교회의 문제가운데 하나는 권징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권징을 하게 되면 교인이 교회를 떠날 것이기 때문에 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권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권징의 대상자가 교회안에서 영향력이 있거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신자라면 더욱 어렵습니다. 권징을 잃어버린 현대 교회들의 모습은 거룩성을 잃어버린 세상의 기관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교회의 자화상입니다.
현대 교회는 권징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리와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성경에서 벗어난 신자들을 꾸짖고 가르쳐야 합니다. 만일 순종하지 않는 신자가 있다면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훈계를 하고 그래도 따르지 않을 경우에 출교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의 권징은 단순히 인간의 권징이 아니라 무겁고 경각심을 가지는 권징입니다. 교회의 권징을 받고 성찬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마지막 날에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도 참석하지 못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참교회와 거짓교회를 구분하는 세 가지 표지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바른 교리의 말씀을 선포(설교)하는 교회가 참교회요, 둘째는 바르게 성례를 시행하는 교회가 참교회입니다. 성례란 세례와 성찬을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바른 권징을 행하는 교회가 참교회라고 말합니다. 이 세 가지가 없는 교회는 거짓교회입니다. 거짓교회는 신자들에게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신앙에 독이 될 뿐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누가 이 천국의 열쇠를 가지고 있으며 사용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로마 카톨릭에서는 하나님께서 천국열쇠를 사도 베드로에게 주었고 사도 베드로는 또 다음 교황에게 주어서 오늘날까지 교황이 천국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권세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있지 않습니다. 천국 열쇠는 12사도와 모든 교회에게 주어졌습니다. 모든 교회에게 주어졌다는 말은 베드로와 같은 신앙고백을 하는 모든 자에게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태복음 16:16) 천국 열쇠는 어느 특정한 인물이 독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튜헨리 목사님은 이 열쇠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지식의 열쇠로 불리는 교리의 열쇠이다. 사도들은 특히 이와 같은 종류의 권세를 갖고 있었다. 모세의 율법에 의해 금지되었던 것들이 이제 허용되었고 또 모세의 율법에서 허용되었던 것들이 이제 금지되었다. 그리고 사도들은 이것을 세상에 선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았다. 베드로가 먼저 가르침을 받은 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것도 속되거나 깨끗치 아니한 것으로 부르지 말라고 가르쳤을 때 이 권세가 발휘되었다. 이 결과 모든 사역자들에게도 그러한 권세가 부여되었다. 그 권세란 백성들에게 선한 것이 무엇이며 주님께서 그들에게 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성경에 따라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자기의 사도들에게 권세를 주어 필요할 때 사람들에게 복음에 대한 책을 닫거나 열 수 있도록 하셨다. 사역자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와 화평을 회개하는 것이라 전파하고 분노와 저주를 회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할 때 그들은 이 매고 푸는 권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된다.”
정리하자면 '열쇠'는 청지기로 임명된 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서 창고관리에 대한 전권(全權)을 위임하는 표식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권위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천국의 열쇠'가 의미하는 것은 베드로로 대표되는 교회가 계시에 의해 점차 깨달아지는 천국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천국을 열어 주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천국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도행전에는 이러한 사실이 성취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바로 이런 방법으로 주께서는 교회에 구원 받은 자들을 더하게 하시고, 자기 교회를 강건하게 세우시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천국의 열쇠'가 매고 풀 수 있는 통제권이 따르는 것으로 보아 공개적이고도 심각한 범죄를 범한 자에게 교회를 통한 천국의 축복을 금할 수 있는 치리 및 입법 통제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로 이 땅의 교회에서 치리는 천국의 통제권과 긴밀한 연관을 지닙니다. 이로써 원소유자이신 예수님께서 신자들에게 위탁하신 '천국의 열쇠'는 사도들을 위시한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하나님의 인정과 함께 자신들의 사역을 수행하고 그 권위를 세우는 데 있어 필수적인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천국의 열쇠, 곧 매고 푸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면, 그 일의 하나는 앞에 언급된 대로 진리 선포와 사도적 권위에 의한 권위와 권면 이외에 신앙 고백으로 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대한 권징입니다. 초대 교회 당시에는 권징은 사도들, 장로들, 나아가서 온 교회의 특수한 임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 이 권징은 그리스도에 대한 철저한 신앙 고백을 근거하였을 뿐 아니라 도래할 메시야 왕국을 대망하는 무리들로 구성된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수행하고, 스스로의 거룩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었습니다. 교회가 담당한 진리의 참된 선포는 이 권징을 전제한 것이며 또한 이를 수반해야만 하는 것임을 또한 이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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